정은조 개인전 <엄마와 신비동물> Mom and Mystery Animals _Jung, Eu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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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조 개인전 <엄마와 신비동물>

탈영역우정국, 2018. 03. 24 – 04. 07 – 오프닝퍼포먼스 3월 24일 오후 4시

Mom and Mystery Animals, Jung, Eunjo Solo Exhibition

 

신비동물의 낭만은 정신분열적이다. 아주 많은 조건과 아주 많은 숙제 때문에 조각난 상태로 노래한다. 이들은 백기 두 개만 쥐고 청기 백기 게임을 하거나, 무수히 많은 장단 위에서 곡예에 가까운 춤을 춘다. 불길에 뛰어들고도 살아남고, 이빨로 자동차를 끌고, 맨손으로 바위를 부수는 것 같은 행동을 하고, 또 매일 한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불리한 게임, 그러나 그만두거나 멈추거나 피하지 않는다. 미쳐버릴 지경까지 이들의 게임이 계속되는 이유는, 게임을 하는 한 평짜리 공간, 이것이야말로 이들이 구원에 이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들의 정체성이고 직업이고 살아가는 방식이다.

정은조는 아줌마와 아기를 신비동물로 규정한다. 그리고 신비동물의 이야기를 수집했다. 수집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신비동물의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그리고 누구나 원한다면 게임을 통해 신비동물이 될 수 있다. 관객은 [엄마와 신비동물]이라 불리는 무대 안과 밖에서 우렁차게 울고, 광인처럼 낄낄거리고, 변신에 앞선 의식을 치르고, 요상한 춤을 추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당신이 매일 당면하는 과제들 속에서 신비동물로 변신하는 마법을 알려줄 것이다.

모성애DDR

커스터마이징 디디알 게임, 설치, 2018

‘어느 장단에 맞출 것인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커스터마이징 게임 모성애DDR은 게임 참여자를 세계 최고의 엄마가 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로써 소환한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다섯 개의 노래는 한국의 각 지역으로부터 구전되어오는 여성노동요, 작사로 작업에 참여한 손승희의 글에 멜로디가 붙여진 시집살이 노래로 뮤직비디오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관객은 수많은 장단에 맞춰 스텝을 밟는 DDR게임을 통해 모성애를 연주하는 퍼포머가 되거나, 불특정한 시간에 행해지는 바보 같고 무당처럼 보이는 누군가의 연주를 감상하게 된다. 모성애DDR은 DDR패드 위에서 뛰고, 넘어지고, 점수를 채우기 위해 무한히 반복하는 행위를 통하여 모성애라는 단어를 유희하고 결코 진지하지 않은 방식으로 탐구한다.

[엄마와 신비동물] 음악과 뮤직비디오

2018년 8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앨범 엄마와 신비동물은 동일한 제목의 전시를 위해 기획된 앨범으로, ‘모성애DDR’에서 플레이되는 다섯 개의 곡 ‘진주낭군’, ‘평범함의 세계로’, ‘친정모친죽은소식’, ‘흥글소리’, ‘엄마와 신비동물’을 포함하여 총 9개의 시집살이 노래가 수록될 예정이다. 뮤직비디오 속의 신비동물들은 육아기계를 상징하는 각기 다른 모자와 익살스러운 탈을 착용하고서 기예와 같은 행동을 취하며 산 속에 숨어 있다가 이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은 빨래를 아주 열심히 하는 방식으로 시집살이를 이겨내거나, 아기를 열렬히 돌보는 방식으로 육아로부터 해방되기를 선택하였고, 동시에 그 때문에 배제당한 이들의 형상이다. 벗어날 수 없는 불가항력에 대하여, 선택지 없이 무한히 반복되는 고난에 대하여 오직 수행을 통하여 반항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얼굴들이다.

통곡의 자리 –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마음껏 통곡할 수 있는 저 한 평 남짓의 작은 돗자리뿐입니다.

평상, 깃발, 눈물을 닦는 도구들, 1200x1200mm, 2018

네 개의 커다란 방석과 그 방석이 놓인 단단한 평상, 손쉽게 통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도구로 구성되어있는 통곡의 자리는 연암 박지원이 요동 벌판을 가리켜 탄식했던 문장 “호곡장好哭場”을 빗대어 이름 붙여졌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매맞는 오렌지’는 일상적인 가정폭력에 노출된 사람, ‘들장미’는 출산 이후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혼자 노는 사람, ‘홀리커’는 노키즈존이 아닌 곳을 찾아다니느라 핸드폰 중독이 된 사람, ‘종교인’은 이성애 중심의 결혼생활 자체를 후회하고 있는 사람으로 각각의 캐릭터들은 종교시설에 그려진 성화처럼 무겁고 근엄한 색채를 띤 채로 사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기다린다. 통곡의 자리는 통곡하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든 앉아 마음껏 쉬고, 울고, 떠들 수 있는 공간으로서 관람객에게 한 평 남짓의 작은 구원을 선사한다.

2011탄원서

아크릴·현수막 인쇄, 형광등, 나무액자, 2018

2011탄원서는 2011년 봉화산행 6호선 지하철안에서 게걸스러운 목소리로 화를 내고 상스럽게 욕을하다 이내 주체하지 못하는 분노로 소리를지르며 탄원서를 나눠주는 어떤 광인을 마주쳤던 강렬한 순간에 관한 작업이다. 그녀로 부터 받은 탄원서는 문장이 파괴되고, 단어가 분열적으로 나열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다만 탄원서의 수신자가 ‘전국민 여러분’라는 점과, 곳곳에 흩뿌려진 가족과 관련된 단어들, 정처 없는 욕설들,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 주십시오’, ‘위의 요구 조건을 해결해 주십시오’등 문장을 통해 다음 내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녀는 일가친척을 비롯한 주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 고립된 상태다. 싸웠고 그녀는 완전히 미쳤다. 그리고 누구라도 아무라도 자신을 도와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2011탄원서는 광인으로 부터 받은 탄원서 전문을 있는 그대로 대형 현수막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 분열된 광인의 언어를 미쳐버릴 수밖에 없는 환경 가운데서 살아남아있는 모든 이들을 대신하는 공적 절규로 치환하고 안전하지 않다는 매일의 공포, 공포를 넘어선 광기, 깜빡이는 기억상실증과 잃어버린 언어들, 그녀에게 느낄 수밖에 없는 이상한 동질감을 투명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사이버제사상

설치, HD 비디오, 11분 30초

모바일 매체와 텔레비젼, 인터넷 등으로 휴대 가능한 제사상을 표방하는 사이버제사상은 차례를 지내는 지난한 수고와 노동이 일부의 가족구성원에게만 지워지는 상황을 비꼬고 제사 지내는 행위를 통해 얻는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한다. 사이버제사상은 스무 개 이상의 제사음식이 미리 준비되어있어 간편하고, 음식을 먹고 기뻐 웃는 조상님의 얼굴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 조상님과 시각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무려 84개의 복이 수시로 내려오는 장면을 통해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조상님의 은덕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점 또한 중요한 지점이다. 비디오의 자막은 <효경>에 나오는 공자님의 말씀, 곧 효도하라는 내용의 문장들로서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주요한 효의 덕목을 담았다. 관객들이 사이버제사상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복은 다음과 같다.

인덕 유산 교훈 자손 위안 찬란 성장 다복 번영 충만 성과 건강 풍요 융성 자비 발복 번성

예쁨 연애 안녕 성적 사랑 호사 관직 경사 감동 현금 유복 칭찬 안심 매혹 무병 양심 지능

비옥 임용 흡족 복락 발전 길조 행운 신뢰 성취 재복 영광 기쁨 훌륭 돈복 희망 기적 번창

은덕 성공 광희 축복 인심 행복 매력 물질 승진 황홀 은총 도취 로또 만족 감격 갈채 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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