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문도시 순성] <해시태그.서울.>

<해시태그. 서울.>

전시일정 _ 2021년 3월 31일(수) – 4월 25일(일)
관람시간_ PM 1:00- PM 7:00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_ 탈영역우정국
참여작가 _ 곽윤수, 김태은, 김헌수, 김현주(ex-media), 양아치, 오로제, 전지윤
기획 _ 최정은, 최소리
주최 _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주관 _ SMT인문도시사업단
협력 _ 서울시, 탈영역우정국
문의 _ www.inmuncity.org, digitalsoonsung@gmail.com

서울이라는 메트로폴리스를 떠올리면, 종종 나의 기억, 혹은 체화된 경험과는 무관한 여러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천만 인구의 도시, 빠르게 발전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지역적 불평등과 차별이 만연한, 그리고 어떤 예능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나의 집이 없는 곳. 이러한 이미지들과 함께 쉴 새 없이 지나는 도시의 무채색의 배경 속에서 우리는 종종 서울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잃어버리곤 한다. 그렇다면 서울이라는 가끔은 아우르고, 때때로 배척하고, 종종 고립시키는 이 애증의 공간을 작가들은 어떻게 감각하고 표현하고 있는가. 해시태그. 서울.은 현대작가 7인의 몸으로 살아진 서울이라는 도시, 더 나아가 공간이라는 감각적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하는 자리이다.

온라인에서 하나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은 해시태그는 색인적 기호이자 동시에 지시대상이라는 조금은 특별한 지위를 가진다. 해시태그는 어떤 지시대상에 대한 사용자에 의해 생성된 콘텐츠를 가리키며, 하이퍼링크를 통한 상호 참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서울’은 서울이라는 하나의 지시 대상을 가리키지만, 결국 그 해시태그를 사용한 발화자 혹은 수용자의 컨텍스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 결합하는 지시적이고 색인적인 기호로 작용한다. 서울을 지시함과 동시에 서울에 대한 사용자들의 경험적, 개념적 단상의 패치워크를 상징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는 개인의 경험과 단상들을 연결, 혹은 결합시켜 집단적 기억을 구성한다. 체험하는 주체가 드러나는 매우 맥락화된 정보 공유의 방식이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의미 대상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해시태그적인 방법으로 서울에 접근해 보려고 한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집단적 역사와 발전 과정은 작가들 각각의 주관적이고 맥락화된 해석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이러한 개별적인 접근은 다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울에 대한 대안적인 군상을 구축할 것이다.

해시태그.서울.은 작가에 의해 감각된 서울이라는 도시와 공간에 대한 단상들을 유기적인 네트워크 안에 위치시킨다. 김태은 작가의 작업, <파노라믹다이어리>는 도시의 공동체적 역사를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재구성한다. 발전이라는 이름 하에 끊임없이 생성, 소멸되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삶을 작가의 기억의 눈을 통해 바라보고 관객들은 저마다의 조합으로 서울을 재상상한다. 이어 공간을 사유하는 대안적이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김현주ex_media 작가의 <보행도시 v.2>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로봇의 기계적 시선으로 공간적 경험의 ‘감각성’을 확장하고, 보행이라는 행위가 주는 공간의 공감각적 경험에 주목한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설치된 오로제 작가의 <콘크리트의 노래>는 도시의 물성에 주목한다. 작가와의 대화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콘크리트의 울림을 통해 그 자체의 유기적 생명력을 재발견하고, 관객과의 신체적 대화를 이끌어 낸다. 양아치 작가의 <아시아의 네 마리 호랑이>는 호랑이로 상징되는 도시의 권력적, 문화적 구조의 흥망성쇠에 대해 은유적으로 이야기한다. 나라의 경계를 넘어 아시아의 보다 넓은 맥락에서 상징화된 호랑이라는, 역사 안에 자리한 상상적 객체의 삶에 아로새겨진 도시의 삶과 문화를 바라본다. 전지윤 작가의 <The Sight from Somewhere Series>, <Some place: Detached Part>, <AR Project: Lost Phase>는 작가의 구체화된 시공간적 도시 경험을 증강현실 경험으로 재구성한다. 여기서 공간은 단순히 어떤 물리적인 배경이나, 인식된 오브제가 아닌, 시간적이고 상대적인, 따라서 계속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하나의 ‘공존’의 방식이다. 경험하는 주체와 공간, 그리고 시간이라는 세 축이 만나 이루는 역동적인 공간성을 관객들로 하여금 증강현실이라는 장치를 통해 경험하도록 한다. 김헌수 작가의 <글리치 서울>은 아파트로 상징되는 서울의 권력적, 계층적 구조와 상승의 욕망, 그리고 소외를 시각적으로 건축한다. 마지막으로 곽윤수 작가의 <인터미션>은 앞서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서 재감각, 재경험된 서울의 단층적 이미지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조합하고 사유할 수 있는 명상적 공간을 제공한다. 무엇도 요구하지 않는 익명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관객들이 앞으로 계속해서 경험해 나아갈 서울이라는 도시의 다양한 측면들을 사유할 수 있는 작은 쉼의 공간이기를 바란다.

해시태그. 서울.은 이렇듯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에 대한 현대 작가 7인의 개인적이고 맥락화된 이해와 단상의 유기적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서울이라는 가깝고도 먼 도시에 대한 예술적 고뇌, 탐닉, 그리고 놀이를 통해 관객들이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으로 서울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기획의 말 . 최정은

이 프로젝트는 2018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도시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추진됨 (NRF-2018S1A6A60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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