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한솔 개인전
기간: 2021.10.1(금)-2021.10.11일(월), 휴관일 없음
시간: 오후 1시-7시
장소: 탈영역우정국 2층 (마포구 독막로20길 42)
협력: 탈영역 우정국
디자인: 마카다미아 오! (@macadamiaoh)
제작 협력: 김예진, 손영빈
도움: 강라겸, 고은빈
주최/주관: 한국예술종합학교
제작지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공연전시센터
2021 K-Arts ON-Road 창작공모사업 선정작
일기예보와 미세먼지 지도, 전염성 질병 감염자의 동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데이터가 이미지로 재구성되어 우리의 삶을 구성한다. 이 최신의 감각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세계에 기반하지만, 그 이상으로 믿음의 세계에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배한솔은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단단해지는 믿음을 의심하고 나아가 신뢰의 체계가 무너진 세계를 상상한다. 그곳에선 관측을 위한 장비가 올바른 방향을 지시하지 않고, 인덱스는 판단을 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맞닥뜨린 수많은 이미지 사이에서 보는 이들이 자신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눈뿐이지만, 그것으로 이미 충분할지 모른다.
<Dahta, Dayta>는 미세먼지와 방사능, 코로나바이러스처럼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쌓아 올린 기술이 무력화된 미래를 그린 영상 작업이다. 영상 속의 세계에서 이상 기후와 해수면 상승으로 발붙일 땅이 부족한 인류는 모든 자료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였지만, 갑작스러운 태양 폭풍으로 모든 장치가 망가지게 된다. 사람들은 믿고 의존하던 시스템의 상실에 당황하며 서둘러 복구하려 했으나 정작 그 체계가 어떻게 구성되었고 작동했었는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남아있지 않았다.
<포인트 클라우드>는 과학적인 물건이 종교적인 상징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다룬 설치 작업이다. 측량에 사용되는 프리즘이 달린 알루미늄 기둥들이 전시 공간 곳곳에 무심히 놓여 있고, 이 프리즘은 받는 빛을 일정한 방향으로 반사하도록 설계되었다. 전시 공간을 거닐던 관객은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더라도 그 프리즘 속에 자신의 눈이 비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사라진 자료의 기념비>는 중요한 기록이 읽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상황을 다룬 설치 작업이다. 아크릴 케이스에 박혀있는 USB 포트는 이제 기능하지 않고, 그 배열만 마치 비석의 문구처럼 남아있다. 흰색 제단 위에 놓여있는 기념비는 조명을 받을 경우 새로운 형태의 그림자로 나타난다.
작가 소개
배한솔은 동시대 한국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여러 사건과 현상에 주목해 작업을 만든다. 작업에 앞서 사건을 둘러싼 정보와 이미지를 수집하고, 그것을 기존에 소비되는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다. 개인전 <불안정 대기, 2019>(아카이브 봄)을 열었고, 그룹전 <억압과 벡터, 2020>(공간 힘), <끝없는 여지, 2019>(민주인권기념관), <Playing the Future, 2019>(성북예술창작터)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인터미디어 전문사 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