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차원

숨겨진 차원

The Hidden Dimension

<숨겨진 차원>은 에드워드 홀의 저작 ‘숨겨진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예술가의 신체를 하나의 세계와 질서를 내포한 특수한 ‘공간’으로 상정하고, 신체에 각인된 언어를 다양한 질문을 경유하며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통예술계의 예술가들은 ‘원형’으로서의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수직적 규율을 내면화 하면서 동시에 서구와 근대 시스템에 적응할 것을 요청 받는다. 이때 예술가들은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신체적 재연의 의미를 재탐색하거나 재연의 바깥을 상상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을 세우게 된다.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제도의 압력, 서구의 예술과 한국 전통예술의 문법이 충돌하고 혼재된 예술가의 신체를 무대로 소환하고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를 드러내 전통예술의 가능성을 점쳐 본다. 프로젝트의 처음과 끝에는 ‘전통예술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 라는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1. 정다슬 ‘브레드 앤 버터’

1월 6일 (금) 20:00

러닝타임: 40분

전석: 25,000원

컨셉/안무: 정다슬

발전/퍼포먼스: 유지영, 임은정

자문: 박영애, 임지애

정다슬은 끊임없이 부유하며 비물질(혹은 물질)로 규정되는 안무와 춤의 속성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간다. 2021년 <정다슬파운데이션 소장품전>을 통해 전통춤을 소장하는 방법론으로서의 무형문화재라는 제도 그리고 그 원형이 담기는 디바이스로서의 신체를 탐구했다.

여기에서 나아가 <브레드 앤 버터>는 한국 춤과 서구 춤- 현대무용-에서 발생하는 전통의 의미를 교차시키며, 전통을 신체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를 의심한다. 비물질 매체가 언어로 변환되고 전수되는 과정 그리고 감각을 번역하는 언어의 틈 안에서 출렁이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까? 유토피아이자 이상향, 원본으로 여겨지는 전통을 불러와 춤 출 때, 그 옆에 서 있는 것은 내 선생님의 선생님의 유령은 아닐까?

<브레드 앤 버터>는 전통을 지금-여기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것으로 상상하면서 그 때와 지금 그리고 도래할 시간을 적절히 뒤섞어 본다. 

‘브레드 앤 버터’ 예매 링크: https://naver.me/xLEWncr7

 

2. 라예송 작곡발표회 ‘라예송’

1월 7일 (토) 19:00

1월 8일 (일) 14:00 / 17:00

러닝타임: 35분 내외

전석: 20,000원

작연출작곡출연: 라예송

같이 황순미

라예송은 국악 그리고 작곡을 공부하고 있고 관련된 일에 종사하며, 보통 ‘작곡가’로 소개된다. 작곡가는 작품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라면, 작품으로 ‘국악이란 무엇인가’, ‘국악을 작곡하는 것이란 무엇인가’ 따위의 질문을 하는 일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려는 것일까 해야만 할 것 같은 질문을 무책임하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오직 질문으로써만 존재 가능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되는 것일까.

첫 문장을 다시 읽다가 점 하나를 찍어본다. 라예송은 국악. 

라예송 작곡발표회 ‘라예송’ 예매 링크: https://naver.me/5cAh7Vul

 

3. 주정현 ‘The Art of Bowing II’ 

1월 10일 (화) 16:00 / 19:30 

러닝타임: 40분 

전석: 10,000원

음악: 주정현

영상: 차이 수에거 蔡雪歌 Xuege Cai, 조우 판판 周怡凡 Fanfan Zhou

주정현은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해금연주가이자 작곡가이다. 해금을 연주하며 가지게 된 질문을 비전통적인 음색과 형식으로 풀어내며, 악기를 연주하는 신체적 행위, 특히 현악기를 연주할 때 활을 긋는 행위 그리고 그 이면의 과정과 소리, 미학에 대해 탐구한다. 동시대 작곡가, 연주가, 안무가, 독립영화감독, 시각예술가와 협업하며, 즉흥연주, 퍼포먼스 아트, 오디오비주얼 등의 형태로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다.

<The Art of Bowing II>에서는 해금의 물성, 악기와 신체의 관계, 즉흥연주에서의 신체성에 대해 탐구한다. 특히 전통음악을 익히며 새긴 해금의 조율, 해금을 연주하는 자세, 활의 움직임 등에 대해 파헤치며, 육체적 에너지를 소모하여 말총을 줄에 마찰시켜 소리를 발생시키는 ‘활질’은 그 자체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제2의 신체인 악기는 연주자의 신체와 어떤 순간에 연결되고 분리되는지 들여다본다. 나아가 ‘활질’의 범위를 물체와 도구, 사람의 신체가 만나서 일어나는 일들로 확장하고, 이를 포착한 소리를 작업의 재료로 사용한다.

‘The Art of Bowing II’ 예매 링크: https://naver.me/xsY3KCfw

 

≪대기실 혹은 전시≫

2층

1월 6일(금)-10일(화)

매일 13:00- 21:00

러닝타임: 480분

공연 전 2층 대기실에서 미래를, 공연 후에는 다른 것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기획: 이솜이

 

≪대기실 혹은 전시≫는 <숨겨진 차원>에서 소개될 공연 앞뒤의 시간, 과거와 미래를 품는다. 이곳은 다가올 공연을 기다릴 수 있는 안락한 대기실이자, 아주 긴 러닝타임을 가진 공연장, 매일 8시간씩 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전시장이다. 중심이 되는 두 공간은 서로 다른 방향성의 시제를 갖되, 물리적으로는 데칼코마니를 이루면서 아래와 같은 질문과 시도를 펼친다. 실시간이라는 시간에 붙어 살아온 퍼포먼스, 공연, 이벤트 등을 완결된 과거 시제에 길든 전시 조건에서 소개할 때는 어떠한 기준과 선별이 작용하고, 바램과 환상들이 깃드는가?
이곳에서는 공연을 두고 이렇게 하지 않는다. 무심코 액자의 옷을 입혀 좌대 위에 올리는 것. 모호한 위상의 상태를 아카이브, 자료, 작품으로 분류하려는 충동에 순순히 따르는 것. 지난 시간을 성실히 기술할 수 있는 완전한 증거가 되길 바라는 것. 기록되길 자처한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욕망을 내비치는 것.
대신, 이렇게 해본다. 전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고 만들어진 것들을 호명하기. 이곳을 전시 혹은 공연이라고 부르지 않고 모호한 상태를 지속시키기. 그렇게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의 마음을, 공연 이후의 공기를 빼앗기.

 

기획 및 주관 : 성혜인

무대감독 : 이율

무대조감독 : 진다온

음향 자문 : 강우종 

조명 자문 : 공연화 

조명감독 : 김아연 

대기실 및 전시 기획: 이솜이

사진 및 영상 기록: 공간에의미

홍보물 디자인: 양민영

주최 :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 탈영역우정국

본 작품은 2022년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지원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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