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표준 불멸 계약⟫ Non-standard Immortality Contract
데이터 계약자 김예나
데이터 제공자 홍가영
전시 기간_ 2024.10.3-10.27
관람 시간_1PM-7PM
전시 장소_ 탈영역우정국 1F
협력 탈영역우정국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퍼포먼스 <Monologue² x Monologue² ≠ Dialogue>
2024.10.03. 16:00
낭독 속 질문들은 급변하는 기술 시대의 균열을 반영하며, 표준의 범주를 벗어난 ‘비표준’ 세계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제도적, 사회적 균열과 공백을 드러낸다.
프로그램 <아워 토크>
2024.10.03. 16:30
프로젝트 [비표준 불멸 계약]은 경계를 허물고 우리 삶에 첨예히 스며든 기술사회 속 ‘사후 디지털 데이터’를 매개로, 기술이 가져다준 미래적 상상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윤리적, 사회적, 제도적 균열을 바탕으로 한다. 기술로 모호해진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죽음을 상실하는 인간사회를 성찰하며, 죽음과 맞닿아 있는 삶의 본질을 환기시킨다.
프로젝트에서 김예나는 ‘데이터 계약자’로, 투병 유튜버 홍가영은 ‘데이터 제공자’로 등장한다. 김예나는 홍가영에게서 ‘채취’한 실제 데이터를 ‘제3의 개입’이라는 개념을 통해 다양한 기술과 다원예술의 언어로 프로젝트 세계관에 접목시킨다. 또 하나의 존재로 변태 과정을 거친 홍가영-메타의 세계에서는 기술을 통한 인간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수집된 데이터가 실제인물의 자유의지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조작, 구현되는 불온한 미래를 암시한다.
이로써 복합적인 상황에 무방비하게 놓인 동시대 기술사회를 그리며, 연속적인 작품 구조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경험한다. 사회적 공론화의 골든타임을 지나고 있을지 모를 ‘사후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여정이다. 기술이 야기한 동시대의 윤리적 균열과 다가온 미래를 향해 사회가 놓친 질문들을 다시금 건넨다.
본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4년 다원예술 창작산실 지원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작가소개
김예나
한국과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예나는 기술을 작업의 주제이자, 매체, 소재로 접근하며, 일상과 사회에 첨예히 스며든 기술시대 속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글 없는 움직임, 평평한 조각, 깊은 화면, 유랑하는 공간 등의 개념을 통해 매체의 경계를 끊임없이 깊고 넓게 사색하며, 현재는 대중매체, 하이퍼 이미지, 빅데이터, AI 등의 소재를 다원의 언어로 다루고 있다. 2017년, Immersive Theater ⟪무대 없는 연극, 개인 없는 개인전- ‘파도와 빛’⟫의 작/연출을 시작으로 ⟪Kunst am Wegesrand⟫, 2023 서울은 미술관 ⟪자연이 예술에게, 예술이 자연에게⟫으로 시각, 다원분야의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2024 POSITIONS Berlin Artfair에서 Heussen Perspectives Award와 EIDF(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KOCCA Short Pitch 부문을 수상했다.
죽음이 사라진 세계 – 우리가 사라지고, 남는 것
이번 전시 ⟪비표준 불멸 계약⟫은 프로젝트를 통해 비표준적 미래 상상의 구축, 그 기나긴 여정 속 출발이자 선언이다. 김예나와 홍가영은 실제 계약된 홍가영의 데이터를 중심에 두고 프로젝트의 세계관 속에 온전히 놓인다. 김예나는 ‘데이터 계약자’이자 창작자로서, 홍가영은 ‘데이터 제공자’이자 데이터의 주인으로서 다큐멘터리, 모션캡쳐, 3D 프린트, AI,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창작자와 데이터 제공자의 복잡한 관계를 기록하고, 이를 통해 다원적 언어와 새로운 융합을 시도한다.
전시는 세 가지로 구성되며, 프로젝트 속 끊임없이 파생하고 상충되는 이들의 관계와 질문의 균형을 공간으로 옮긴다. 그 중 퍼포먼스<Monologue² x Monologue² ≠ Dialogue>는 프로젝트의 신호탄이자 각자의 균열의 시작점을 선명히 드러낸다. 오프닝 당일, 등을 맞대고 앉은 두 인물은 ‘데이터 계약자’ 김예나와 ‘데이터 제공자’ 유튜버 홍가영은 ‘표준’의 틀 안으로 포화된 균열의 조각들을 낭독한다. 두 인물의 섞이지 않는 독백으로 엉킨 선언문은 공간을 메운다. 퍼포먼스 이후 교차 생중계되는 화면을 묵음으로 남기고, 공간 속에서 눈을 마주친 채 닿지 않는 소리로 침묵을 공명한다.
낭독 속 질문들은 급변하는 기술 시대의 균열을 반영하며, 표준의 범주를 벗어난 ‘비표준’ 세계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사회적, 제도적 균열과 공백을 드러낸다. 이는 김예나와 홍가영의 긴 여정 속 현재의 균열과 실존적 위치를 상징하는 순간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전시는 홍가영의 메타적 자아가 아닌 실제 인물과 ‘제3의 개입’ 전 원본 데이터 자체를 다루는 출발점이자 중요한 선언의 지점이 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퍼포먼스 <Monologue² x Monologue² ≠ Dialogue>을 중심에 두고, 프로젝트 속 이 둘의 관계의 균형이 공간 속에 그대로 옮겨진다. 양쪽에 흩어진 두 비디오 작업 <죽음이 사라진 세계>, <우리는 불멸을 원하나?>은 김예나와 홍가영이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각자의 입장에서 더욱 깊고 선명하게 탐구한다. 비디오 채널 영상 작업 <죽음이 사라진 세계>는 방대한 난제에 한 개인이자 창작자로써 홀로 놓인 김예나의 불완전한 상태와 기술시대의 서막에 놓인 불명확성을 그대로 노출시킨다. 김예나의 말과 글이 끊임없이 휘발되고 쌓이며 질문들을 휘젓고 생명력을 얻고 잃기를 반복한다. 반대편에 위치한 1채널 비디오 작업 <우린 불멸을 원하나?>는 홍가영의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보여준다. 홍가영은 김예나와 기획한 이 라이브 스트리밍 퍼포먼스 안에서, 통제 불가능한 데이터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새로운 데이터를 확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다. 또한, 대부분 시한부나 투병, 또는 환우 가족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모인 구독자들과의 ‘사후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대화는 이 주제에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동시대 실제 인물들의 퍼포먼스 비디오로써 날 것 그대로 기록된다.
탈영역 우정국에서의 선언 이 후, 퍼포먼스 속 선언문의 균열을 바탕으로 미래적 메타의 세계를 그려나간다. 프로젝트의 발단인 ‘디지털 데이터’의 계약을 통해 신체적 한계에 직면한 홍가영과 가상세계에서 영생을 시작하는 그녀의 가상인간의 탄생을 교차점을 통해 개인이 놓여있는 복합적인 동시대의 모순적 상황을 풍성히 그리며 이어진다. 프로젝트는 2024년 11월 문래예술공장(서울)과 2025년 4월 Stuttgart Waggenhalle(독일)에서 다른 시리즈 구성으로 연속적으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