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비 개인전 《카더라 kadeora》

박금비 개인전 《카더라 kadeora》

전시 기간: 2024년 10월 3일 (목) ~ 2024년 10월 27일 (일)

전시 장소: 탈영역우정국 2층 (서울 마포구 독막로20길 42)

관람 시간: 10:00-19:00 (휴관일 없음)

 

《카더라(kadeora)》에서 박금비는 노동 중에 발견한 이미지와 이에 들러붙은 인상에 관하여 이야기합니다. 전시는 상(像)으로서의 이미지와 인상으로서의 이미지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전개됩니다. 박금비는 겹쳐지지 않을 듯한 각 측면에 얽힌 우리의 욕망을 짚어내면서 이 욕망들이 공모하는 방식을 탐구합니다.

작가: 박금비 @bahkgeum

기획: 강주영 @jooyoung_k_

그래픽디자인: 안세원 @ajinoann

도움: 박인준 @pinjuni , 양지훈 @noodle3000won , 현다혜 @picdh

주최・주관: 박금비

협력: 탈영역우정국 @ujeongguk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arkokorea

본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4년도 청년예술가도약지원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전시서문

고도로 발달한 현실은 꿈과 구분할 수 없고 (?) 고도로 정교한 꿈은 현실과 구분할 수 없다 (!)

그렇다고 해서 이 전시가 가상과 실재를 다루는 것은 아니다. 《 카더라(Kadeora)》에서 박금비는 데이터 라벨링과 홈 스타일링 노동 과정에서 포착한 이미지와 이에 들러붙은 인상에 관하여 영상과 사진을 통해 이야기한다. <풀풀>(2022), <파티션 >(2024), <덤>(2023) 세 개의 영상이 전시의 골조를 이룬다. 데이터 라벨링 노동 경험을 바탕으로 한 <풀풀>에서는 진짜 이미지를 걸러내기 위해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과 난시를 가진 인간이 대비된다. 데이터 라벨링은 고급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데이터를 사전 처리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새 ‘소리’가 이미지가 되고 이러한 이미지 데이터가 상품 가치를 가지는 현대 사회에서 안경 없이는 야간 운전도 불가능한 인간의 눈은 불완전하고 그야말로 쓸모가 없다. 어쩌면 데이터 라벨링을 하다가 난시가 생긴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상 속 인공지능이 말하는 진짜와 가짜라는 것, 진짜 이미지와 가짜 이미지라는 허상이다. 박금비가 흉내 낸 가짜 새소리를 인공지능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픽셀과 픽셀 사이에 픽셀을 넣어주세요.’ <파티션>에서 박금비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이미지 업스케일링 과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픽셀 옆에 픽셀을 추가하는 업스케일링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원본은 왜곡된다. 자막으로 나열되는 뷰티 유튜버의 메이크업 꿀팁은 업스케일링과는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매끈한 피부를 얻기 위해 요철을 채우는 행위는 픽셀과 픽셀 사이에 픽셀을 넣는 것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 한편, 국제발신 스캠 메시지와 홈 스타일링 고객과의 일화를 재구성한 대화가 중간중간 끼어든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가지 문장이다. 물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하는 말들이 마치 스캠 메시지와 같다는 것이 박금비가 전하려는 것은 아닐 테다. 여기에서 박금비가 짚어내고자 하는 것은 그럴듯한 말들을 지어내지만 정교하지 못하게 전문가를 사칭하는 스캠이나 하자는 가리고 빈 곳은 채우는 홈 스타일링, 업스케일링과 메이크업 모두 의도와는 반대로 주체 혹은 원본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정확하고 선명한 보기를 향한 욕망과 더욱 그럴싸하고 흠 없이 보이기를 향한 욕망은 더하기와 빼기라는 행위만 놓고 본다면 서로 반대를 가리키고 있지만 실상 본질과는 멀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다. <덤>에 이르러서도 홈 스타일링 고객을 후킹 하기 위한 문장이 반복된다. ‘아이레벨을 따라가세요.’ 영상의 시작에서는 필름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가 한강뷰 영상으로 마무리된다. 상아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플라스틱 셀룰로이드가 필름이 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글 강주영 (공간 힘 큐레이터)

작가소개

박금비

박금비(Bahk Geumbi)는 노동 중에 발견되는 무언가를 좇는다. 때로는 판매될 제품이 일상 속에 놓이는 장면을 상상하며 바이럴 마케팅을 위한 원고를 작성하거나 머신 러닝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을 하며 이미지를 가공한다. 최근에는 가구와 오브제를 바탕으로 공간을 꾸미는 홈 스타일링 일을 하며 자신이 만드는 공간과 고객을 후킹 하기 위해 뱉는 말에서 일련의 링크를 발견한다.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영-아티스트 사진전 《여전히 밝고, 아직은 어두운》(2023, 경북대학교 미술관), 《영도 공공미술 전수조사 보고전》(2022, 구 남부여객자동차영업소), 5·18 기획전시 《없는 일을 만들어-서》(2021, 5·18기념문화센터), 세월호 6주기 추념전 《왜 모르고 기억이 안 나는지》(2020, 아트 스페이스 풀)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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