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퍼레이드 2019
칸쑈네 : 타고난 버라이어티
2019. 12. 6. – 12. 22.
오프닝 2019년 12월 6일 금요일 오후 5시
전시기간 2019년 12월 6일 – 12월 22일 오후 1시 – 오후 7시
이브닝 2019년 12월 24일 오후 5시
장소 탈영역우정국
기획 신명환, 유창창
디자인 스팍스에디션
참여작가
권민호, 람한, 박광수, 박순찬, 심규태, 심대섭, 옴씩코믹스, 우연식, 우정수, 유창창, 윤상윤, 이우성, 이우인, 이윤희, 이은새, 이일주, 이재옥, 장파, 전현선, 조문기, 최지욱, 하민석, VCRWORKS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명환
타고난 ‘칸(Kahn)’
가장 대중적인 시각예술인 만화라는 장르의 형식적 특징을 나타내는 ‘칸’에는 다양한 경험과 상상 속의 이야기와 시간들의 풍경을 담고 있다. 먼저 2018년 <깨무는 칸들>전에서도 ‘칸’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을 했다. ‘칸’은 도형적으로는 사각형의 ‘칸’을 떠올리지만 사각형 말고도 다채로운 이야기가 포함된 비정형의 모듬이라고 할 수 있다. ‘칸’은 ‘형태의 의미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시간들의 합이다’라고 이야기 했었다. ‘칸’은 만화의 ‘칸’이 있기 전부터 존재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만화라는 장르가 나타나면서 이야기와 시간과 장면을 나누어 놓았는데 그것들을 ‘칸’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 뿐이다. 애초에 ‘칸’은 그렇게 타고난 것이다. 1841년 영국의 ‘펀치(punch)’지에 ‘카툰(cartoon)’이라는 이름으로 그림이 실린 걸로 시작하면 백칠십여 년이 좀 더 되었지만 만화로 이야기하고 싶은 끼(talent)들은 그 전에도 존재해왔다. 때로는 그림으로 소설로 분산되어 있던 그 끼들이 인쇄술이라는 무대를 만나 그림과 이야기로 이뤄지는 만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보여주게 되었다(show). 인쇄술이라는 복제기술의 발달은 IT를 기반으로 날개를 달아 음악이나 미디어기술까지 더해지며 대중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 예술가들만 예술을 할 수 있던 시대에서 누구나 예술을 하게 만드는 시대로 변화시켰다. 그것은 독점적인 인쇄술과 매체가 있어야만 만화를 그리고 알릴 수 있던 시대의 종말을 얘기한다. 만화가 처음 인쇄술과 함께 복제미술로서 대중에게 전달될 때 매체의 특성상 신속성과 경제성에 부합하는 기법으로 빠르고 간단하게 표현하기 위한 ‘검정 선’이 강조되고 ‘칸’이라는 장면나눔의 장치와 만화의 ‘칸’ 안에 대상들의 대사가 여럿 일 때 말나눔을 위해 만든 ‘말풍선’ 등이 만화하면 떠올리는 요소 중에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만화는 간단한 선과 이런 형식적인 특징으로만 한정짓기에는 많은 재능을 숨기고 있다. 그래서 우린 만화에서 ‘칸’과 ‘말풍선’ 그리고 ‘검정 선’이라는 만화의 형식적 장치를 제외하고 말하려고 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인쇄술의 발달은 어떤 재료와 어떤 기법의 표현이라도 복제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미디어 기술은 원작물의 재현을 넘어서 독자의 단말기에서 인터랙티브한 소통을 통해서 완성이 되기도 한다. 만화라는 장르는 그 형식적인 틀을 벗으면 다양한 장르적 요소와 기술들을 흡입하고 확장해가고 있는 장르이다. 다만 대중적인 주목을 받고 인기를 얻는 장르로 인식이 되면서 그 확장성이 산업적으로만 평가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버라이어티(variety)
‘타고난 버라이어티’는 그래서 시각예술장르 중에서 자기만의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으면서 예술적 수월성과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주려고 한다. 이번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 각각의 ‘칸’이라면 각자의 장르에서 타고난 만화적 끼를 갖고 각자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권민호, 람한, 박광수, 박순찬, 심규태, 심대섭, 옴씩코믹스, 우연식, 우정수, 유창창, 윤상윤, 이우성, 이우인, 이윤희, 이은새, 이일주, 이재옥, 장파, 전현선, 조문기, 최지욱, 하민석, VCRWORKS. 이렇게 23팀의 ‘칸’은 <칸쑈네 : 타고난 버라이어티> 전이라는 무대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어떤 ‘칸’은 차별을, 또 어떤 ‘칸’은 일상을 공연하고, 어떤 ‘칸’은 노래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한 자리에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칸’들이 각자의 끼를 발산하여 보여주는 쇼가 이번에 펼쳐진다. 그 끼들은 만화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때로는 만화적이지 않기도 하다. 보통 ‘만화적’이라는 표현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생각하면 ‘타고난 버라이어티’에서는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관람자들은 쑈 안에서 ‘타고난 버라이어티’가 말하고자 하는 만화의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각적으로 탐미적인 부분을 떠나 꾸준히 드러내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읽어주기를 바라면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각각의 타고난 ‘칸’들이 벌이는 버라이어티한 쑈를 감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러분도 각자의 타고난 ‘칸’의 버라이어티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칸 퍼레이드>
<칸 퍼레이드>는 2015년 파주의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작게 시작했다. <칸 퍼레이드>에서 ‘칸’은 만화라는 장르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이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때 쓰는 필수불가결한 장치다. 또 ‘칸’은 건축에서 집의 칸살의 수효를 세는 단위고 영어로 ‘Kahn’은 핵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이며 1칸은 1만 메가톤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래서 <칸 퍼레이드>는 작지만 큰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자신만의 ‘칸’을 쌓아나가고 있는 작가들의 행진 같은 것이다. 2015 <칸 퍼레이드> 2016 <칸의 사생활> 2018 <깨무는 칸들>
유창창
1) 매번 <칸 퍼레이드>를 진행하면서 난 ‘이번 전시가 재밌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오고 오래 머물다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2) 현재 대중예술의 핵심 키워드는 스토리텔링입니다. 만화 장르는 스토리텔링을 근간으로 이루어집니다. 만화는 그만큼 대중의 요구에 친밀히 대답해주었고 거역하지 않았습니다. 음… 그래서 참 좋은 점이기도 하지만 또 걱정이 되기 때문에 말씀드리자면 타고난 재능이 발현되기도 전에 너무 일찍 돈을 벌러 나간 사촌 형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3) ‘칸 퍼레이드 2019 <칸쑈네 : 타고난 버라이어티>’ 전시는 대중예술의 대표적 장르인 만화의 타고난 재능을 각성하기 위하여 스토리텔러들의 다양한 소통 방법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이는 만화의 이야기 전달 방식을 ‘더’ 다양하게 독자와 관람객들에게 소개함으로써 ‘더’ 많은 대중적 관심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4) 타고난 재능이란 만화가 가지는 버라이어티 한 흡입력과 확장성을 이야기합니다. 버라이어티 한 흡입력과 확장성~이라니! 만화의 기울어진 밸런스를 찾아가면서 단단해지고 팽창한다면!! 매 시즌 어닝 서프라이즈!!! (희망적으로 보자면요~)
5) 이탈리아어로 대중가요인 ‘칸초네(canzone)’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칸쑈네’란 타이틀을 정하고, 스토리텔링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각자 쑈 연출가이자 배우 아니면 노래하거나 춤을 추는 공연자의 역할을 부탁드렸습니다.
6) 관람객분들께서 한편의 버라이어티 한 만화쑈 ‘칸쑈네‘를 충분히 즐기시길 바라면서 만화 장르가 가지는 타고난 힘이 재발견되기를 다시 한번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