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탈영역우정국 지하도 프로젝트 #2
Is This About Global Warming? 유모차와 휠체어를 대여할 수 있나요?
전시 일시: 2022.10.03.~10.16 (휴무 없음), 13:00~20:00
전시 장소: 탈영역우정국 지하
작가 Artist: 오준태 Juntae Oh
기획 Curator: 안성주 Vincent Ahn
설치 보조 Installation Assistant: 김모빈 Mobin Kim
공공미술관 홈페이지의 ‘자주 묻는 질문’ 섹션에 반복적으로 나열된 항목들과 전시 관람객들의 시시콜콜한 대화에서 영감을 받은 본 전시의 제목은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질문들은 아무리 사소하거나 형식적으로 보일지라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전시와 예술에 접근하는 방식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중요한 장치이다. 본 전시는 장마철에 전시가 불가하다는 제약을 내세운 탈영역우정국의 전시공모에대한 단순한 응답으로 시작했는데, 미술전시를 대하는 방식과 그 경험에 관한 우리의 선입관을 뒤집고 비틀고자 전시 공간 전체를 침수시킨다.
주된 전시 공간은 탈영역우정국의 지하 보일러실로, 한동안 그 쓸모를 잃은 채 방치되었지만 한때 물·전기·열에너 지를 생성하여 건물 전체에 전달하고 순환시키는 장소의 기능을 했다. 단순한 직사각형 평면과 건물 지하를 빙 두르는 비좁은 점검용 통로를 향한 두 개의 개구부가 특징이며, 복잡하게 연결된 파이프와 전기 회로가 벽에 남긴 흔적은 공간본연의기능을암시한다.전시에포함된작품중지하 실의 내면 전체를 주조하듯 알루미늄 호일과 테이프를 겹 겹이 쌓아 공간 표면에 밀착시킴으로써 보일러실을 그대로 복제한 설치작업은 해당공간을 다른 모든 작품을 포함하는 조각적 베슬vessel로 변형시킨다. 이는 공간이 실제로 작업의 일부이자 우리가 그것을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형 성한다는 작가의 주장이다.
지하실 전체에 발목 높이까지 채워진 물은 관람객에게 투 박한 부츠를 신어야만 하는 장애물을 제시하는 동시에 전 시된 작품들을 가동시키는 다중적 사이클과 회로를 작동 시키는 원천의 역할을 수행한다. 먼저, 전시장 바닥의 물은 분수를 연상시키는 일련의 조각에 공급되고, 그렇게 물이 순환하며 만들어내는 소리는 시간차를 두고 신디사이저를 통하여 끝없이 변형되는 듯한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으로 전환되며, 그렇게 생성된 사운드는 영상 인스톨레이션과 동기화되어 깜빡인다.
이러한 순환 시스템은 또한 관람객의 머릿속에도 비슷한 순환 패턴을 불러일으킨다. 비선형적으로 번역된 텍스트 와제목,작품에대한설명과실제경험사이의괴리감, 그리고 전장의 안개(fog-of-war)를 연상시키는 그래픽 요소 로가려진도면등전시의부조리하고괴이한문법은사 고의 단락(short-circuit)을 유발해 관람객들이 모순된 시각과 경험을 해독하고 의미를 창조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부 츠의 불편함, 불안전한 계단의 높이, 어두운 조명, 그리고 기이한 조각 및 사운드 작업이 함께 자아내는 이질적인 분위기는 익숙한 경험조차 낯설게 뒤바꾸며 계속해서 ‘앎 known’을 ‘모름unknown’의 영역으로 전환한다. 이는 헤겔 변증법의 순환 과정과 매우 유사한데, 정립, 반정립, 그리 고 종합을 거치는 지속적인 과정을 통해 관람객은 그들 자신의 진실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이 전시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우리에게 숨겨져 있는 것을 인식하도록 돕기 위한 장치이다. 어둠을 향해 지하로 내려가 낯설고 불확실한 환경에 몰입하고 마침내 다시 수면 위로 돌아옴으로써, 어쩌면 현실은 우리의 삶에 내재된 허구와 부조리를 잠시나마 드러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것이 현실과 그것을 지배하는 시스템에 대한 완전히 다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고 믿는다. 본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그것들을 찾아내고 의문을 제기하도록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
작가소개
오준태는 회화, 사운드, 조각을 주로 다루는 다원적 작가로서 인간이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구조’가 어떻게 다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작업의 표면에 드러나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구조와 세력들에 집중하며, 작품이 생성되고 자리잡는 컨텍스트에 대한 질문을 던져 예술을 인지하고 바라보는 방식 그 자체를 실험하고자 한다.
안성주는 다양한 개체 사이의 경계를 매개로 삼는 큐레이터 및 기획자다. 그는 경계를 소통과 교환, 그리고 관계의 형성을 가로막는 존재로 인식하기 보다는 새로운 관계와 시스템을 상상하고 구축할 수 있는 실험적인 영역으로 바라본다. 스스로를 일종의 ‘지도 제작자mapmaker’로 생각하며, 전시를 매체로 익숙하고 낯선 세계를 새로우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내고자 고민한다.
이 둘은 공통된 관심사를 연료로 삼아 함께 상상한 시뮬레이션을 현실에서 실행시키는 과정 중에 있다.
Taken from the Q&A section of the Seoul’s public art museum website and inspired by overheard conversations of museum-goers, the title of the exhibition begins by posing questions. These questions, however trivial or perfunctory they may seem, are crucial devices that focus our attention to the ways in which we approach and access exhibitions and art in general. Beginning as a simple response to a statement in the gallery’s open call brief that explicitly restricted access during monsoon seasons, this exhibition seeks to destabilize and disrupt any assumptions about the way we engage with art exhibitions through a simple act: by flooding the gallery space.
The exhibition space is an inconspicuous underground boiler room of a former post office, once functioning as the site where water, electricity, and heat energy were generated, transferred, and circulated throughout the entire building. Characterized by a simple rectangular plan with two openings that lead to a crawl space that loops around under the building, the interconnected pipes and traces of circuitry hint at the space’s original function. The artists’ largest intervention, a spatial installation that ‘casts’ the entire interior surface of the space using aluminum foil and tape, transforms the space into a sculptural vessel that contains all other works—a claim that the space, indeed, is part of the work, or rather, shapes the work and the ways we experience them.
The ankle-deep water that floods the entire basement not only presents a challenge for the visitors, having to put on clunky boots that hinder the leisurely navigation expected from exhibitions, but also act as the source that initiates the multiple cycles and circuits which fuel the works displayed. The water feeds into a series of fountain-like sculptures, the sounds of which provide the base material for the seemingly endless modifications of the sound installation, which is then synchronized with the film installation.
This system of cycles also evokes a similar looping pattern in the visitor’s mind. The absurd, irrational grammar of the exhibition, such as the nonlinear translation of texts and titles, the discrepancy between the description and experience of the works, and the drawing of the plan obstructed with a fog-of-war, induces a short-circuit, forcing the visitor to attempt to decipher and create meaning from contradictory perspectives, much like the cyclical process of the Hegelian dialectic. It is through this continuous process of thesis, antithesis, and synthesis that the visitor may reach their own versions of truth.
Essentially, the exhibition is an invitation for our bodies and minds to perceive what is hidden from us. By travelling underground toward darkness, being immersed in a disorienting environment, and finally re-emerging to the surface, perhaps, for a moment, the reality could then reveal the fictions and absurdities inherent in our lives. We believe that this allows for an entirely different treatment and understanding of reality and the systems that govern it. It is our hope that the work inspires visitors to seek them out and bring them into question.
Artists
Juntae Oh is a multidisciplinary artist whose main practice explores how manmade structures and systems influence individuals. His work challenges implicit notions of how to approach and read art, focusing heavily on what we don’t see; the contexts that the elements of the works come from and placed in.
Vincent Ahn is an independent curator whose practice begins by identifying boundaries. His work capitalizes upon those edge conditions as an experimental territory to imagine and forge new relationships, communications, and exchanges. As a kind of ‘mapmaker,’ he focuses on (re)drawing those landscapes using exhibitions as the medium.
Fueled by common interest, we simulate in a like-minded manner and are in the process of bringing it to re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