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우 개인전 <구분할 수 있는, 분간할 수 없는>
Detectable, Undistinguishable
2020. 10.23 금-11.08 일
관람시간: 13:00-19:00 (휴관 없음)
<구분할 수 있는, 분간할 수 없는>은 유장우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작가는 <집중의 프로토콜>과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리고> 두 가지의 영상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오늘날 우리는 언제나 집중을 요구받는다. 학교나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시각문화를 소비하는 순간까지도 우리는 특정한 집중 상태에 머물러 있어야만 한다. 이는 끝없는 경쟁에 내몰리는 개인들과 이를 미덕으로 삼는 사회문화적 배경이 복합되어 발현된, 일종의 근대적 발명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처럼 집중은 사회 속에서 지켜야 할 규범이 되어버린 반면, 부주의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로 간주 되어 왔다. 집중의 상태를 구분 짓는 사회적 행동의 규범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몸짓을 분간해낼 수 있을까?
퍼포머: 박민정, 박충현, 신소연, 황규찬
촬영: 정호윤, 김태림
사운드 디자인: 박훈민
설치, 제작 협력: 홍민희
글: 안소연
번역: 금지원
디자인: 리니어 콜렉티브
협력: 탈영역우정국
후원: 서울문화재단
작품소개
집중의 프로토콜
<집중의 프로토콜>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집중 상태에서 벗어나 부주의 상태를 경험한 개인들의 기억 및 사회적 규범을 퍼포머가 재연(再演)하는 것을 촬영한 비디오 작업이다. 작가는 4명의 전문 퍼포머들(남2/여2)에게 특정 직종(사무직, 학생, 배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지양해야 할 부주의 상태를 연기하도록 지시한다. 퍼포머들은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주의의 상황을 재연하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또 다른 집중력을 요구받는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들은 각각 5개의 스크린에 투사되는데, 이 때 스크린은 영상 속의 음성 및 퍼포머가 움직이면서 만들어 내는 소리와 연동되어 진동을 반복한다.
The Protocol of Concentration
The Protocol of Concentration is a video that portrays the performers re-presenting the societal regulations and memories of individuals who have experienced an escape from a state of concentration enforced by our society. The artist directs the professional performers – two women and two men – to perform a state of negligence that certain occupations are instructed to avoid, such as office workers, students, and actors. By doing so, the performers are paradoxically forced into a state in which they must concentrate. The videos are projected onto five screens. Linked with the sounds of the performers’ movements and their voices made in the video, the screens repeatedly vibrate.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리고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리고>는 작가가 군대에서 경험했던 한 사격 훈련에서 출발한다. 사격 예비 훈련 중 하나인 PRI(Preliminary Rifle Instruction)는 총구 위에 바둑돌을 올려놓고 특정 사격 자세를 반복하는 훈련이다. 그러나 작가에게 이 훈련은 사격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의 본 목적과는 달리 바둑돌을 떨어뜨리면 기합을 받거나 가혹행위를 당해야만 했던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사격의 정확도 향상이 아닌 가혹행위를 피하기 위해 집중해야만 했던 아이러니컬한 상황 속 작가가 가진 불안의 기억들은 흔들리는 바둑돌로 보여진다.
Bleeding, Muscle Aches, and Gnashing of Teeth
Bleeding, Muscle Aches, and Gnashing of Teeth begins at a gunnery exercise the artist has experienced while serving the military. Preliminary Rifle Instruction(PRI) is a training drill that puts a Go stone on top of a gun muzzle and repeats a specific shooting position in order to enhance the accuracy of the soldier. A far cry from the intent of the exercise, however, this practise is stored in the artist’s memory as a time of facing cruelties for dropping a stone. The artist’s anxious memories under the irony of concentrating not to improve accuracy but to avoid cruel punishment are represented with shaking Go stones.
작가소개
유장우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뮌헨예술대학교 디플롬, 마이스터 슐러 과정을 마쳤다. 사회적 사건 혹은 사회와 개인 사이의 충돌, 긴장 등을 탐구하여 이에 대한 일상적 관념을 헤집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 왔다. 개인의 신체, 사회화된 몸짓의 유래, 현대사회의 시스템화 전략 등을 변이, 재 맥락화, 비판적 은유의 방식을 통해 관객/사람들에게 이러한 것들의 이면을 바라보게 하거나 질문하는 작업을 보여주고자 한다. <소진되는 몸짓, 2019>(스페이스xx)에서의 개인전과 (탈영역우정국), <주의 깊게 보지 마시오, 2019>, (신한갤러리 역삼) , (Haus der Kunst) 등에서 작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