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 <그림 팝니다>

조대 개인전 ‘그림팝니다’ (Jodae Solo Exhibition ‘Selling Paintings’)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 조대가 개인전 ‘그림 팝니다’를 6월 6일부터 12일까지 약 일주일 간 탈영역 정국에서 진행한다. 조대는 2023년 늦은 봄부터 약 10개월 간 그림을 들고나가 서울 길거리에서 팔았다. “작가는 뭘로 먹고 살지?”/“그림을 팔아 먹고 살지”라는 단순한 농담에서 시작된 해당 프로젝트는 작가 조대가 직접 자신의 그림을 서울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팔았던 기록으로, VISLA 매거진을 통해 모두 8편의 관찰형 비디오로 제작되었다. 길거리에서 카트를 끌고 다닌 지난 10개월간의 분투는 우스갯소리에서 시작해 어느새 진정한 의미에서 그림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 그리고 본인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작가로서의 증명에 더 가까워져 있었다. ‘그림 팝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선보였던 작업들을 한 데 모아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원화를 비롯해 디지털 프린트, 스텐실, 오브제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망라한다. 서양의 그래피티에 작업의 근간이 있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대한민국의 전통과 역사, 민간신앙, 샤머니즘을 향한 연구를 통해 보다 더 독자적인 영역으로 접어들기에 이른 조대 작가의 지난 1년을 만나 보자.

 

전시 개요

기간 : 2024년 6월 6일 목요일 – 2024년 6월 12일 수요일

관람 시간: 오후 1시 – 오후 7시 장소 : 탈영역 우정국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20길 42)

오프닝 : 6월 6일 수요일 오후 6시 – 오후 9시

“그림팝니다” 컴플리트 컷 상영회 : 6월 6일 수요일 오후 5시 – 오후 6시

주최 : VISLA 매거진

참여작가: 조대

기획: 권혁인, 조대

영상: 김현빈

디자인: 박진우

VR 프로그래밍: 남소연

VR 음악: 로보토미

스폰서: 반스 코리아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 조대가 개인전 ‘그림 팝니다’를 6월 6일부터 12일까지 약 일주일 간 탈영역우정국에서 진행한다. 전시 제목은 다소 노골적이다. 한 명의 작가가 개인전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바는 보통 일정 기간(또는 일평생) 자신이 천착해온 주제나 풍경에 관한 서사로부터 비롯되기 마련인데, 그런 것들은 둘째치고 일단 그림부터 판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 팬데믹을 지나며 조대는 대한민국에서 한 명의 작가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 그 토대가 흔들리는 경험을 겪었다. 작가는 응당 그림을 팔아서 살아야 하는데 그 일이 너무나도 고단하다. 풀릴 것 같다가도 힘들고, 포기할 만하면 다시 먹고살 만하다. 그 과정에서 떠오른 작가의 가장 큰 염원(‘염원’은 조대의 지난 개인전 전시 제목이기도 하다)은 그림으로 먹고살고 싶다는 원초적인 주제, 곧 생업으로 귀결되었다.

조대는 2023년 늦은 봄부터 약 10개월 간 그림을 들고나가 서울 길거리에서 팔았다. 오랜 시간 작가 활동을 했음에도, 그 작업의 기반이 그래피티, 곧 거리에 있음에도 다시 나선 길거리는 어색했고, 대중은 조대의 그림이 낯설기만 했다. 길에서 조대는 그림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 말을 귀담아 두었다가 다음 작업에 반영했다. 그는 자신의 그림으로 타인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조대는 그래피티, 스트리트 아트에 자신의 작업, 그 본질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길거리를 쏘다니며 온갖 벽과 셔터에 태깅하고, 스티커를 붙이고, 피스를 남겼다. 그렇게 소위 길거리에서 크레딧을 쌓은 조대는 다시 한번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기 위한 시도로 화이트 큐브를 택한다. 그래피티 문화의 순수성과 즉흥성, 반달리즘으로서의 유희에 매료되었던 시절을 지나 좀 더 자신의 그림 앞에 진지하게 마주하게 된 것이다. 조대는 그때부터 그래피티 라이터라는 말에 주목했는데,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오랜 시간 쌓아 올린 내공에서 자연스럽게 풍겨지는 일종의 화풍이 있듯, 조대는 자신의 경력이 곧 그래피티 라이터고, 따라서 라이터는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필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그래피티를 기반으로 긁어낸 조대의 필치는 자신이 나고 자란 대한민국의 전통과 역사, 민간신앙, 샤머니즘을 향한 연구를 통해 보다 더 독자적인 영역으로 접어들기에 이른다.

예술의 즐거움이란, 인간의 풍부한 상상력과 정신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그 동력이 있다. 예술이란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고, 모든 이가 나름의 만화경을 통해 예술을 인식한다. 조대의 세계관, 그가 좇는 예술의 근간을 구성하는 두 가지 속성은 바로 유희와 주술이다. 조금 더 과장해서 말하면 그림을 그릴 때 조대의 육신은 영매(靈媒)로 기능하며, 그 과정에서 탄생한 선과 형태는 신과 인간이 한바탕 휩쓸고 간 ‘행위의 증거’다. 그의 작업은 특정한 주제의식과 그에 알맞은 형태로 잘 디자인된 완성품이 아니다. 조대가 그리는 모든 선은 일종의 춤사위이며, 캡션으로 명명된 각각의 캔버스는 끊임없이 선이 연속되는 과정에서 한 번씩 쉼표를 찍고 가는 방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선을 긋고 색을 칠하는 반복과 변화, 그 행위 자체로부터 작가의 에너지가 생성되며(연작 ‘에너지 생성’), 생성된 에너지는 다시 새로운 선의 등장과 함께 죽음을 맞는다(연작 ‘흙으로 돌아가다’). 자신의 필치를 발견한 때로부터 조대의 모든 작업은 모두 하나의 주제를 가리키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데, 그것은 바로 생성과 소멸. 탄생과 죽음. 즉 생명의 영원한 순환인 것이다.

‘그림 팝니다’를 통해 작가 조대가 다시금 마주한 길거리는 오래전 그래피티를 통해 맛본 짜릿한 금단의 세계가 아니다. 길거리에서 카트를 끌고 다닌 지난 10개월간의 분투는 금의환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스갯소리처럼 여겼던 길거리에서 그림 팔기는 어느새 진정한 의미에서 그림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 그리고 본인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작가로서의 증명에 더 가까워져 있었다. 서구권의 그래피티 문화에 적잖이 빚을 진 충남 서천의 청년 조대가 적지 않은 세월, 필사적인 노력을 통해 오롯이 한 명의 작가로서 탄생하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시금 자신의 예술 세계, 그 지평을 열어준 길거리에 돌아와서가 아니었을까.

글/권혁인 (VISLA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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